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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뇌병변장애 구족화가가 전한 40분의 울림

뇌병변장애 구족화가가 전한 40분의 울림

오랜방황 속 왼발로 그림, “마음의 눈 뜨세요”

“먼저 죽으라던 아버지의 말, 알고보니 사랑”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9-18 17:03:43
뇌병변장애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뇌병변장애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에이블뉴스
“‘너 먼저 죽으라’는 아버지의 말에 너무 속상해 소리를 질렀는데, 그 말이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절절한 사랑 고백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어요. 마음의 눈을 뜨고 나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이 보인 거죠.”

18일 경기도 일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원마인드 인성교육원, 한마음후원회가 개최한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그림전 ‘마음을 그리다’. 강연자로 나선 최 화백은 언어장애가 있음에도 중간중간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물을 마시며 40여분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처음엔 그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던 청중들도 최 화백의 얼굴표정과 목소리에 집중, 점차 이야기에 빠져들어 웃음을 터뜨리기도, 눈물짓기도 했다.

최 화백은 뇌병변장애인으로, 손이 아닌 왼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다. 일상생활 속 자연을 주제로 표현한 작품이나 동물, 사람, 꽃 등의 소재를 담아내며 ‘힐링’을 전하고 있다.

1968년, 강원도 평창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7개월 만에 찾아온 뇌성마비로 7살 때부터 왼쪽 발가락이 손가락을 대신하는 삶을 살아왔다. 신체장애로 인해 타인의 시선에 예민했고 원망과 미움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고.

외롭고 어두운 시절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였던 그림, 그리고 그의 왼발은 그의 삶을 지탱해준 큰 힘이었다. 자살까지 생각했던 어두웠던 긴 터널을 지나 35세가 되던 해, 그는 마음의 눈을 뜨고 행복함을 느끼게 됐다.

왼발로 그림을 그리는 최웅렬 화백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왼발로 그림을 그리는 최웅렬 화백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이블뉴스
최 화백은 1998년 춘천시민 회관 소전시실에서 시작으로 30여회 넘는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단체전도 국내외에서 150여회 참여하며, 관객들이 마음에 깊은 휴식을 안겨주고 있다.

또 키즈마인드 동화 5편, 시집 등을 출판, 국내‧외에서 300여회가 넘는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자신의 작품들을 설명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웅렬 화백의 작품 ‘달빛과 물그릇’. ‘올챙이’.ⓒ최웅렬 에이블포토로 보기 최웅렬 화백의 작품 ‘달빛과 물그릇’. ‘올챙이’.ⓒ최웅렬
‘달빛과 물그릇’ 작품을 통해서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볼 수 없으니, 옆 사람의 시각을 받아야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밤하늘에 날마다 달이 뜹니다. 매일 다른 모양으로 달이 뜹니다. 그러나 우주의 떠있는 달은 항상 둥굽니다. 진짜 달을 보려면 우주선을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려서 전송되는 사진을 봐야만 합니다. 자기 얼굴도 자기 스스로 볼 수 없듯이 자기 마음을 자기 스스로 볼 수 없습니다. 옆 사람의 시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묵화인 ‘올챙이’ 작품을 띄운 그의 설명은 이어졌다.

“올챙이는 다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몸 속에 다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표면적인 것만 보려하고 표면적인 소리만 들으려고 합니다. 마음을 서로 보고 읽으면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황태' 작품을 소개하면서는 "술을 마시고 나면 속이 뒤집어져서 너무 힘들죠. 그럴땐 황태국을 마시면 너무너무 좋다", "식용유로 150도를 데워 30초동안 황태를 튀기면 아주 맛있는 과자가 된다" 등의 유머도 적절히 섞어 청중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18일 일산서구청 2층 대강당 앞에 전시된 최웅렬 화백의 그림.ⓒ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8일 일산서구청 2층 대강당 앞에 전시된 최웅렬 화백의 그림.ⓒ에이블뉴스
특히 최 화백은 자신의 발가락에 숟가락을 끼워준 아버지와의 일화를 털어놓으며, 마음의 눈을 뜨게된 계기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어느날 술을 드신 아버지의 ‘너 먼저 죽으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 부엌에 가서 발가락으로 칼을 들고와 “아버지, 그렇게 사실거면 술 먹고 죽어버려요”라며 소리를 꽥 질렀다고.

“아버지는 ‘내가 먼저 죽으면 너는 개밥그릇에 도토리 신세’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고백이었지만, 그때 당시는 몰라서 아버지를 저주하곤 했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마음의 눈이 뜨이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됐습니다. 날 미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 나를 너무 사랑하는 고백이었구나 말이죠.”

마지막으로 최 화백은 그림과 강연 등을 통해 따뜻한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소중함을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거든요. 여러분도 마음의 눈을 뜨시고 옆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셔서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림 뿐 아니라 수필집, 시집을 통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한편, 최웅렬 화백의 그림전은 오는 19일 오전까지 일산서구청 2층 대강당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18일 경기도 일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원마인드 인성교육원, 한마음후원회가 개최한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그림전 ‘마음을 그리다’ 강연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8일 경기도 일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원마인드 인성교육원, 한마음후원회가 개최한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그림전 ‘마음을 그리다’ 강연 모습.ⓒ에이블뉴스
18일 경기도 일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원마인드 인성교육원, 한마음후원회가 개최한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그림전 ‘마음을 그리다’ 그림 전시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8일 경기도 일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원마인드 인성교육원, 한마음후원회가 개최한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그림전 ‘마음을 그리다’ 그림 전시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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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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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에이블뉴스

http://www.ablenews.co.kr/News/NewsTotalList.aspx?Page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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